이재명 후보의 코스피 5000론: 한국 경제 대전환의 신호탄인가

요즘 한국 경제 이야기만 나오면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단순히 지수 몇 포인트 올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한국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꾸고, 우리 국민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자는 거대한 과제이다. 현재 우리 국민 중 약 1,400만 명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 휴면 계좌이겠지만, 이는 주식 시장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보여주는 숫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식 시장은 제 가치를 못 받고 빌빌거리고, 돈만 생기면 죄다 부동산에 꼴아박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됐다. 기업들은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빚에 의존하거나 해외 시장을 기웃거려야 하는 실정이다. 코스피 5000, 이 숫자를 달성하는 건 이런 삐뚤어진 경제를 바로잡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시가총액을 늘리는 것을 넘어, 국민 개개인의 자산 형성을 돕고, 국가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어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경제적 기반을 물려주기 위한 필수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국 주식 시장, 왜 저평가되는가?

대체 왜 우리 주식 시장은 이 모양 이 꼴일까? 몇 가지 고질병 때문이다. 첫째, '개미'들 등골 빼먹는 주가 조작, 그리고 솜방망이 처벌이다. 시장을 농락하는 세력은 떼돈을 벌고도 처벌은커녕 떵떵거린다. 이들은 교묘한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하고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지만, 처벌은 미미하여 범죄 수익 환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판에 누가 믿고 투자하겠나? 선량한 개인 투자자들은 번번이 피해를 보고 시장을 떠나게 된다. 둘째,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반도 리스크이다. 남북 관계가 불안정하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외치며 발을 뺀다. 지정학적 긴장은 한국 기업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는 투자자들이 다른 안정적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셋째, 대주주들의 '내 맘대로' 경영이다. 소액 주주들 권리는 안중에도 없고, 불투명한 경영으로 자기 배만 채우는 행태가 만연하다. 낮은 배당 성향, 불공정한 내부 거래, 자사주를 이용한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 등은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하고, 장기적인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공정한 시장 질서가 설 리 만무하다. 넷째, 정부의 무관심과 '나 몰라라'식 산업 정책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은 뒷전이고, 기업들은 투자할 의욕을 잃어간다. 명확하고 일관된 산업 육성 정책이 부재하면,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이는 결국 시장 전체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킨다.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 우리 주식 시장은 개발도상국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 PBR 0.1? 자산 10만 원짜리 회사가 주식 시장에서는 1만 원에 거래된다는 소리이다. 이게 정상인가?

세계 속 한국 증시의 초라한 현실

세계 주요국 주식 시장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저평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심지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개발도상국 시장과 비교해도 한국 증시는 유독 저평가되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끊임없는 혁신 기업의 탄생, 강력한 벤처 캐피탈 생태계, 그리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 덕분에 전 세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 보호 장치 또한 견고하여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 일본 또한 최근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도쿄 증권거래소의 'PBR 1배 이상' 캠페인, 그리고 엔저 효과에 힘입어 증시가 활력을 되찾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신흥 시장과 비교해도 한국 증시는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현저히 낮은 현상,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으로 불린다. 이들 신흥 시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한국보다 높은 성장 잠재력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도 한다. 이는 한국 경제의 잠재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국민들이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과 저평가된 가치 때문에, 더 나은 수익을 찾아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떠나는 자금이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하는 현실은 우리 주식 시장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부동산 과열의 악순환과 주식 시장의 역할

이런 주식 시장의 병폐는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으로 전이된다. 갈 곳 없는 돈이 죄다 부동산으로 몰리니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영끌'이니 '빚투'니 하는 기형적인 투자 행태가 만연하다. 이는 단순히 자산 가격 상승을 넘어, 젊은 세대의 주거 불안을 심화시키고, 계층 간 자산 격차를 확대하며,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한다. 가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부동산은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와 다름없다. 이 악순환을 끊고, 국민들이 건전하게 자산을 늘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면, 주식 시장이 매력적인 대체 투자 수단이 되어야 한다. 안정된 주식 투자 시장을 확대하여 충분한 수익성과 신뢰할 수 있는 안정성을 제공한다면,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의 일부가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식히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민들의 저축이 생산적인 기업 투자로 이어져 국가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코스피 5000을 향한 구체적인 해법

그렇다면 코스피 5000은 그저 꿈같은 이야기일까? 천만에. 명확한 의지와 단호한 실행만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주식 시장의 '타짜'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 주가 조작으로 돈 번 자들은 그 돈 이상의 패가망신을 당하도록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불법 수익은 전액 환수하고, 관련자들은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처벌을 통해 시장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대한 신뢰가 살아난다. 둘째,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담대한 외교가 필요하다. '강대강'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 점진적인 신뢰 구축과 긴장 완화는 지정학적 위험을 낮추고,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불안정한 한반도는 투자자들에게 언제나 '폭탄'으로 인식될 뿐이다. 셋째, 기업 지배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상법을 개정해 대주주의 횡포를 막고, 소액 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특히, 중국보다도 낮은 한국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기업이 돈 벌면 주주들에게 제대로 돌려줘야 한다. 주주 행동주의를 활성화하고,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정부가 나서서 미래 산업을 키워야 한다. AI, 첨단 기술, 재생 에너지, 문화 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세제 혜택,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을 통해 혁신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투자할 곳을 찾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투자 시선을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돌려야 한다. 주식 시장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과 꾸준한 배당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된다면, 굳이 위험한 부동산에 '영끌'할 필요가 없어진다. 금융 교육 강화, 장기 주식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그리고 소액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 상품 개발 등을 통해 국민 자산이 건전하게 증식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코스피 5000, 그 이상의 가치

주식 시장이 살아나면 특정 부자들만 좋아지는 게 아니다. 국가 경제 전체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개인들은 부동산 말고도 안정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길을 찾게 되고, 기업들은 은행 빚 없이도 투자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 기금의 자산 가치도 덩달아 올라가니, 결국 우리 국민 모두의 재산이 늘어나는 셈이다. 지금 해외 주식 시장에 1,200억 달러나 되는 우리 국민들 돈이 나가 있는데, 그중 절반만 국내로 돌아와도 코스피는 날개를 달 것이다. 코스피 5000, 이 숫자는 단순한 목표치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묵은 체증을 뚫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열쇠이다. 주식 시장을 살리는 것, 이건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생존이 걸린 필수 과제이다. 그리고 이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요한 건 오직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결단뿐이다. 이제는 상대방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된 소모적인 정치 공방을 멈추고,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선한 경쟁'을 통해 주식 시장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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