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겸손: 인정받지 못해도 섬긴다

본문: 사무엘상 16:21–23 (KRV)
"다윗이 사울에게 이르러 그 앞에 모셔 서매 사울이 그를 크게 사랑하여 자기 군기 맡은 자를 삼고 사울에게 고하되 청컨대 나로 사울을 섬겨 서게 하소서 사울이 그를 사랑하므로 다윗이 수금으로 손에 타는 중에 사울에게서 귀신이 떠나고 상쾌하여졌더라"
1. 본문 관찰하기
사무엘상 16장 21–23절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새로운 왕으로 기름 부으신 후, 그가 사울 왕을 섬기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다윗은 장차 왕이 될 자였지만, 당시에는 수금을 타며 사울 곁에서 조용히 섬기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의 섬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고, 미래의 영광을 주장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현재의 고통받는 왕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재능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은혜로 사람을 섬기는 겸손의 태도를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2. 하나님의 능력으로 변화된 삶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자기중심성과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을 극복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현재의 낮은 자리를 소중히 여기고 충실히 감당했습니다. 다윗이 수금을 탈 때마다 사울은 악령에서 해방되고 상쾌해졌습니다. 이는 단지 기능적인 효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다윗을 사용하셨기 때문이며, 다윗이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겸손히 자신을 드렸기 때문입니다.
3. 하나님의 시각으로 살아가기
(1) 창조: 형성 (Formation) — 모든 일이 하나님 앞에서 가치 있음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을 선하게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세상을 경작하고 다스릴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 어떤 일도 하나님 앞에서는 가치 있습니다. 다윗이 왕이 될 자였음에도 수금을 타며 사울을 섬긴 것처럼, 창조 질서에 부합하는 삶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존귀하게 여기고 기쁨으로 감당하는 것입니다.
(2) 타락: 왜곡 (Distortion) — 죄로 인해 섬김을 계급화하고 인정받고자 함
타락은 인간으로 하여금 일을 계급화하고, 낮은 일을 하찮게 여기며, 인정받는 일에만 관심을 두게 만들었습니다. 타락한 본성은 섬김을 자기 PR의 수단으로 만들고, 섬김을 통해 사람에게 칭찬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참된 겸손과 유용성은 손상되고 왜곡되었습니다.
(3) 구속: 정화 (Purification) — 그리스도를 통해 겸손하게 섬김으로 회복됨
예수 그리스도는 종의 형체로 오셔서 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빌 2:5–8). 우리는 그리스도의 구속 안에서 섬김의 본래 가치를 회복하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겸손한 자세로 어떤 일도 기꺼이 감당하는 자로 변화됩니다. 세상이 인정하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서 충실히 섬기는 것이 진정한 예배이며 헌신입니다.

4. 그리스도의 성품에 참여하는 삶: 겸손을 통해 섬기기
(1) 나는 지금 어떤 일을 하찮게 여기고 있는가? 가정, 직장, 교회, 공동체 안에서 내가 기피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일은 무엇인가? 예수님의 겸손과 다윗의 섬김을 본받아, 나는 지금 누구를 어떻게 섬기고 있는가?
(2) 나는 어떤 마음으로 섬기고 있는가? 가정, 직장, 교회, 공동체에서 나는 지금 어떤 일들을 자원하여 감당하고 있는가? 그 일들은 인정받지 못하거나 보상이 없을지라도 기쁘게 감당하고 있는가? 낮은 자리의 봉사를 우선순위로 두며 섬기고 있는가? 나의 섬김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드려지고 있는가?
(3) 나는 섬김의 자세로 어떤 결단을 내리고 있는가? 지위나 인정보다 섬김을 선택하고 있는가? 다윗처럼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현재의 자리에서 유용하게 쓰임받기를 바라고 있는가? 내가 감당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 앞에서 가치 있게 여기며, 그분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는 결단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