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140년 전 『목걸이』의 거울에 비친 파면된 정부의 민낯 - 불투명성이 부른 6천만 원짜리 비극

19세기 말 프랑스의 대문호 기 드 모파상은 단편 『목걸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허영과 체면이라는 나약함이 진실을 외면할 때 얼마나 파괴적인 비극을 초래하는지 신랄하게 풍자했다. 보통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화려한 사교계를 동경하던 마틸드 루아젤이 값비싼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린 후 겪게 되는 10년의 처절한 고생은, 단 한 번의 거짓과 그로 인한 은폐가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어떻게 파멸시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거짓을 선택했을 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귀결되었다.
마치 140년 전 파리의 비극이 시공을 초월하여 재현된 듯, 2025년 대한민국에서는 '6천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둘러싼 의혹이 점화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단순히 고가품을 둘러싼 해프닝을 넘어, 결국 파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윤석열정부의 불투명성과 책임 회피를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각인되었다. 오피니언이 지적하듯, 이 사건의 핵심은 선물의 존재 여부 자체보다, "받았는지, 전달했는지, 분실했는지에 대한 진실 규명이 흐릿해졌다"는 바로 그 지점이다.
이 불명확함은 소설 속 마틸드가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도 친구에게 솔직히 말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며 다른 목걸이로 바꿔치기하려 했던 행동과 소름 끼치는 닮은 꼴을 이룬다. 『목걸이』에서 마틸드의 거짓말이 10년 고통의 나락으로 이끌었듯이, 현대의 '목걸이 사건'을 둘러싼 불투명하고 석연치 않은 해명 과정은 국민적 불신을 심화시켰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보다는 상황을 모면하려 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는, 이 사건을 정부 운영 전반의 투명성 부재와 책임감 결여를 상징하는 사례로 만들었다. 작은 의혹이 커다란 상징이 된 것이다.
두 사건이 주는 인문학적 통찰은 명확하다. 인간이 체면, 수치심, 혹은 특정 이익을 위해 진실을 감추거나 왜곡하려 할 때, 그 결과는 개인의 파멸(마틸드 부부)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신뢰 붕괴와 혼란(현대 사회의 불신, 정부의 위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데 필요했던 것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었다. 그저 처음부터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소박한 정직성'이었다. 만약 마틸드가 잃어버린 즉시 고백했더라면, 혹은 현대 목걸이 사건 관련자들이 처음부터 투명하고 일관된 설명을 내놓았더라면, 그 이후의 비극적 고통이나 사회적 혼란은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짓은 일시적으로 상황을 덮고 체면을 살려줄지 몰라도, 그것은 결국 인생이라는 집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정부와 같은 공적 영역에서의 불투명성과 책임 회피는 더욱 치명적이다. 이는 국민과의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며, 결국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게 만든다. 『목걸이』의 마틸드가 거짓으로 쌓아 올린 '성공적인 무도회'의 순간이 파멸의 시작이었듯, '진실을 흐리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시도들은 결국 정부를 향한 불신을 증폭시켰고, 파면에 이르는 과정에서 뼈아픈 상징으로 남게 되었다.
정직은 때로는 불편하고 당장의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직이야말로 개인의 삶을 단단히 지탱하고, 공동체의 신뢰를 쌓아 올리며, 정부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기반이다. 모파상이 140년 전에 던진 '거짓이 빚는 비극'에 대한 경고는, 2025년 대한민국에서 6천만 원짜리 목걸이 사건이라는 상징을 통해 파면된 정부가 되새겨야 할 가장 쓰라린 교훈이 되었다.
거짓은 반드시 밝혀지고 진실만이 최종 승리한다. 정직은 개인의 양심일 뿐 아니라 공동체 운영의 필수 원칙이며, 정부에게는 가장 값진 '목걸이'와 같다. 윤석열정부의 파면이라는 결말은, 이 귀한 '목걸이'를 잃어버렸을 때 어떤 비극을 맞이하는지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